
1. 한국 정부는 정말 “한 수 접고” 있는가?
최근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에 대형 해상 구조물과 부표 13여 개를 무단 설치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국민들의 반중 감정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세간의 우려”는 일부 사실에 부합하지만, 최근 강경 대응으로 기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 초기 대응의 미온성: 2024년까지 한국 정부는 중국의 부표 설치가 “국제법 위반 여부가 불명확하다”거나 “과학적 조사 목적”이라는 중국 측 주장을 반박하기보다 조용히 외교 채널로 항의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이나 외교적 부담을 피하려는 ‘조용한 외교’의 일환으로 해석되어, 국민들에게 “저자세”로 비칠 여지를 주었습니다.
- 2025년 이후 기조 변화: 그러나 2025년 들어 중국이 PMZ 내에 ‘항행 금지 구역’을 선포하고 한국 조사선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자, 한국 해군과 해양수산부는 “비례적 대응(Proportional Response)”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 맞불 작전: 한국 정부도 중국 구조물에 대응해 대형 부유식 해상 플랫폼을 설치하고, 한국 측 부표를 배치하는 등 물리적 맞대응을 시작했습니다.
- 공식 항의: 여야 정치권 모두 중국의 행위를 “명백한 영토 침해”이자 “제2의 남중국해화 시도”로 규정하고 철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마냥 덮어두는 단계는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2. 중국의 서해 진출 의도: 태평양으로 가는 ‘앞마당’ 만들기
중국이 서해(Yellow Sea)를 내해화(內海化)하려는 것은 단순히 물고기를 잡거나 자원을 캐려는 목적을 넘어섭니다.
-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최전선: 중국은 서해를 미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이 접근하지 못하는 ‘성역’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설치된 부표들은 단순한 등대가 아니라 미군과 한국군의 잠수함 이동을 탐지하는 수중 감시 센서망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 중국 해군은 얕고 막혀있는 서해를 벗어나 깊은 태평양으로 나가야 진정한 ‘대양 해군(Blue-water Navy)’이 될 수 있습니다. 서해를 완벽히 장악해야만 북해함대가 후방의 위협 없이 태평양으로 전력을 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미국의 용납 여부와 ‘레드라인(Red Line)’
미국은 중국의 서해 내해화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서해는 중국의 앞마당이 아니라 ‘공해(High Seas)’이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작전 구역입니다.
- 미국의 한계선 (Red Line): ‘제1 도련선(First Island Chain)’의 돌파
미국이 설정한 전략적 저지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 도련선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이 선을 뚫고 태평양으로 자유롭게 나오는 것을 막는 것을 국방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서해에서의 한계선: 서해 자체에 대해서는 ‘통항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가 침해되는 순간을 레드라인으로 봅니다. 중국이 인공 구조물을 근거로 영해를 주장하며 미군 함정이나 상선의 통행을 막으려 한다면, 미국은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하고 해군력을 투입해 무력화할 것입니다.
- 감시망 무력화: 미국은 중국이 서해에 설치한 감시 센서들이 주한미군과 미 전략자산의 움직임을 훤히 들여다보는 상황을 경계합니다. 만약 이 감시망이 미군의 작전 보안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미국은 한국과 협력하여 전자기전(Electronic Warfare) 등을 통해 이를 무력화하거나 더욱 강력한 정찰 자산을 전진 배치할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한국 정부는 더 이상 “한 수 접고” 있지 않으며 물리적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서해를 자신들의 호수처럼 잠그고 태평양으로 나가는 발판으로 삼는 것을 막기 위해 ‘제1 도련선’을 절대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핀셋으로 제거하면서 서반구에서는 미국이 주인이다 라고 천명했고 그린란드까지도 욕심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고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기에 중국이 한국에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시도를 어디까지 용납할지가 우리 나라 입장에서는 대단히 주의를 기울여서 봐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 트럼프는 더 이상 과거 서방세계와의 동맹도 사실상 심드렁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도 어떤 대응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꽤 고전을 할지도 혹은 더 좋은 꽃놀이패가 될 가능성 모두 열려있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 사회와 정치권에서 ‘동해(East Sea) vs 일본해(Sea of Japan)’ 문제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서해(West Sea) vs 황해(Yellow Sea)’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많은 분이 “중국에는 왜 한마디도 못 하느냐”는 의문을 갖고 계십니다.
이 현상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역사적 트라우마의 차이, 국제법적·지리적 명칭의 성격, 그리고 외교 전략적 우선순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이를 감성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냉철하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명칭의 성격: “누구의 바다인가?” vs “어떤 바다인가?”
가장 큰 차이는 ‘일본해’와 ‘황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와 그 기원에 있습니다.
- 동해(일본해) 문제: ‘일본해(Sea of Japan)’라는 명칭은 특정 국가(일본)의 이름이 들어가 있어, 바다의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이 명칭이 일제강점기 식민 지배 기간에 국제적으로 고착화되었다는 점이 핵심적인 분노의 원인입니다. 즉, “우리의 주권을 빼앗겼을 때 우리의 바다 이름도 빼앗겼다”는 식민지 청산과 주권 회복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 서해(황해) 문제: ‘황해(Yellow Sea)’는 중국의 황하(Yellow River)에서 유입되는 누런 토사 때문에 바닷물이 노랗게 보여서 붙여진 자연 지리적 묘사입니다. 특정 국가(China Sea)의 이름이 직접 들어가지 않았으며, 서양 지도 제작자들이 18세기부터 ‘Yellow Sea’로 표기하기 시작한 오랜 관행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 역사에서도 황해도(黃海道)라는 지명이 존재했듯, ‘황해’라는 단어 자체가 거부감이 덜한 편입니다. 따라서 이를 식민 지배나 주권 침탈의 문제로 연결 짓는 시각이 적습니다.
2. 국제적 통용성과 외교적 현실
한국 정부(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가 ‘황해’라는 명칭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실리적인 이유들이 있습니다.
- ‘서해’는 방위 명칭: ‘동해’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이라는 의미로 확장할 수 있지만, ‘서해(West Sea)’는 철저히 한국 기준에서 ‘서쪽에 있는 바다’라는 뜻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동해’이고, 국제 사회에서는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일반 명칭입니다. 반면 ‘황해’는 고유명사처럼 굳어져 있어 이를 ‘West Sea’로 바꾸자고 주장하기에는 국제적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 전선(Front)의 집중: 한국 외교부는 현재 ‘동해’ 병기 표기를 관철하기 위해 수십 년간 막대한 외교적 자원을 쏟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상대로 승산이 낮은 ‘황해’ 명칭 변경까지 시도하는 것은 외교력을 분산시키고, 국제 수로 기구(IHO) 등에서 한국의 주장을 “습관적인 명칭 불만 제기국”으로 비치게 하여 오히려 동해 표기 전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3. 정치권 및 시민단체의 태도 차이 (이중잣대)
민주당계 정당이나 좌파 성향 시민단체들이 유독 일본 관련 이슈에 민감한 것은, 그들의 정치적 정체성이 ‘항일 독립운동’과 ‘반제국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변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판단하길…)
- 반일의 상징성: 이들에게 일본은 “청산되지 않은 과거”이자 현재진행형인 갈등의 대상입니다. 따라서 ‘일본해’ 용어 사용은 단순한 지명 문제가 아니라 “친일 청산 실패”의 프레임으로 연결되어 강력한 정치적 동원력을 갖습니다.
- 대중국 인식의 딜레마: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파트너” 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북한 문제)의 협력자”라는 인식이 강해, ‘황해’라는 용어나 서해 구조물 문제로 대중 감정을 자극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두고 “굴종 외교”라고 비판하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국익을 위한 신중론”이라고 주장합니다.
- 결정적 차이: 일본해 표기는 “식민지 피해 의식”을 건드리는 반면, 황해 표기는 “자존심 문제”에 가깝습니다. 대중을 선동하거나 결집하기에는 ‘일본해’가 훨씬 더 강력한 감정적 기폭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방송이나 시민단체도 이 부분에 화력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황해’라는 용어 자체는 역사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일본해’와 달리 식민 지배의 산물로 보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외교적 실익을 따져볼 때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으려는 정부의 판단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다만, 최근 중국의 서해 공정이 노골화되면서 이러한 ‘침묵’이 중국의 오만함을 부추겼다는 비판은 합리적인 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